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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 에 해당하는 글5 개
2007/05/30   30분 글 프로젝트- 한 여자가 있었다. (4)
2007/05/29   아, 그리고 카페에 올렸던 글 하나 - Thril me, 토끼 좌담회 (6)
2007/05/19   이상한 방향성
2007/05/15   잠깐. (13)
2007/05/13   허허......... (42)


30분 글 프로젝트- 한 여자가 있었다.
분류없음 | 2007/05/30 18:39
한 여자가 있었다. 아버지는 죽었고, 하나뿐인 오빠는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 덕에 친척집에 양자로 팔려갔다. 어머니와 딸은 군불도 때기 힘든 집에서 하루 하루를 간신히 버텨갔다.
제대로 된 관원 하나 없는 양반가라는건 별반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타이틀, 그렇다고 집안 이름을 팔아먹지도 못해 모녀는 삯바느질에 아주 간혹 친척들이 흘려주는 온정 조각으로 한 해 한 해의 겨울을 났다. 양자된 오래비는 자주 오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그 한명은 굶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래서" 딸은 갑자기 엄청난 혼처를 잡았다. 돈 없는 양반가의 딸, 미모가 있건 재주가 있건 똑같이 먹다남은 반찬만큼도 가치없을 잔반가에 시집가던가 굴욕을 뒤집어쓰고 중인댁으로 들어가야 할 처지, 호적에서 파일 각오를 하고 차라리 기생집에 들어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처지에 엄청난 혼처가 들어온 것이다. 혼처가 들어온 이유는 '집안이 가난하고 볼 것도 없어서'. 굴욕적인 이유였지만 그런 생각을 할 여유따위 없었다. 당장 군불도 음식도 옷도 부족하지 않게 될 굉장한 혼처이지 않은가.

허나 대가는 호되었다. 어린 신랑이 그쪽은 조숙했는지 나이가 훨씬 많은 첩실이 있었더랬다. 그 첩실이 무려 동성 동본인데도 그 치맛자락에 홀랑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정분이 났다 했다. 어린 눈에 억울해서 눈물이 나기에는 시애비가 무서웠다. 엄혹한 세월을 견뎠다는 시애비는 어린 며느리가 조금이라도 주장을 할라치면 헛기침 큰 한소리로 말도 못 붙이게 했던 것이다. 시애비는 여자 집안 잘나봤자 떠세만 부린다며 일부러 가난한 집 여자애를 골라온 터. 누구건 첫아들이면 대를 잇게 하겠노라 큰소리치며 헛구역질을 시작한 첩실에게 갖은 보약과 함께 살가운 시선을 주느라, 저만치 서서 그 광경을 묵묵히 보고 있는 며느리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더랬다.

첩실에 정신을 못 차리는 어린 남편, 첩실이 고추를 낳을지 도끼자국을 낳을지 고민하느라 정신 못 차리는 시애비. 그나마 어린 며느리에게 위안이 있다면 시어미의 구박은 없었다는 점이었다. 시어미는 어린 며느리의 멀고 먼 친척이었고, 그래서 며느리를 돕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서운한 눈길 보내며 구박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린 며느리는 책에서 해답을 찾았다. 집이 부유하니 책은 널려있었고 남편도 찾지않는 어린 새아씨가 책장을 붙든다고 시비거는 이도 없었다. 며느리는 자신이 글을 배웠다는 것을 감사하며 좌씨춘추며 병서며 역사서며 갖은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여성의 품성을 논하는 책 따위, 자기 설운 위치만 더 서러워지지 않던가. 며느리는 그렇게 책에 몰입하며 점점 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시애비는 늙어갔고 남편은 자랐지만, 호된 아비 밑의 자식이 그렇듯 남편은 우유부단하기 짝이 없었다. 모든 결정을 시애비가 내려주는데 너무 익숙한 그는, 나이 스물이 넘어서도 첩실과 첩실 치맛자락을 맴돌며 손가락만 빨고 있을 뿐이었다. 며느리는 남편을 믿지않는 법을 익혔고, 첩실을 증오하되 적절히 티 내지 않는 법을 익혔고, 시애비를 몰아내야면 자신이 기를 펼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그러려면 자기 사람이 아주 많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시애비가 자신을 구박하고 몰아붙이는 이유는 바로 "며느리의 사람"을 만들어주지 않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남편은 여기저기 허리를 잘도 들이대어, 어느덧 여자로서 물기가 오른 며느리도 배가 부를 날이 왔다. 태가 약했을까, 씨가 약했을까. 첩실은 아들을 낳아 첫아들이라며 자랑하고 있었는데 며느리는 영 제대로 된 아이를 낳지 못했다. 시애비는 그런 며느리를 볼 때마다 혀를 끌끌 차며, 첩실 소생의 아이가 참 똑똑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던 터였다. 며느리는 그럴 때마다 이를 질끈 악물며 아들 하나를 척 낳아서 보란듯이 장자로 인정받게 하겠노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쓰고 시간 지나서 일단 끊는데다, 쓰다보니 길어서 귀찮아졌다. 소설도 아닌데.

저렇게 자란 여자가 어떻게 위대한 국모가 될까. 타인을 향한 가차없는 잔인함의 원인은 결국 자신이 당했던 잔인한 처우를 잊지 못해서겠지.

난 사람들이 명성황후라는 어떤 사람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죽은 미우라가 민자영의 원혼에 배포좋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당신 나한테 감사해야 하오. 바로 당신을 궁궐안의 여우라 부르며 잡아죽여야 한다고 벼르던 사람들이 내 덕에 당신을 찬미하고 있지 않소.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 시애비만 뜨고 당신은 망국의 여우로 남았겠지. 저치들은 우리를 욕하느라 바빠서 당신이 자기 조상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다 잊어버렸소. 흠이라면 당신이 어떤 정신세계를 갖고 있었는가 따위 관심없다는 거지만, 어차피 살아생전 불렸던 적도 없는 황후마마 칭호로 불리는데, 그정도는 감수해 주시겠지?"

명성황후는 마지막 황후가 아니다. 그녀는 살아 생전 황후였던 적도 없다. 그녀는 "조선의 마지막 왕비"였다. 그리고 조선의 모든 이름이 알려진 왕비 중 가장 그 존재가 철저히 말살되고 왜곡되어버린 불쌍한 존재다.

민자영, 그녀의 이름은 민자영이다. 힘든 어린시절의 대가로 잔인하고 냉정하고 날카로운 성품을 지녔던 그녀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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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카페에 올렸던 글 하나 - Thril me, 토끼 좌담회
분류없음 | 2007/05/29 09:02

(방 안에서 황금숲토끼와 오월토끼와 삼월토끼가 차를 마시며 나누는 한담. 모 님의 감상을 보고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어 만들어 본 좌담회형식 감상)

황금숲토끼(이하 황토): 5월 9일 공연이었지? 근데 왜 지금 와서 감상 좌담 운운이야?

오월토끼(이하 오월): 예나 지금이나 무책임하고 게으르잖아. 휴가 시작되자마자 "해방이다"하고는 달려나가서 사람들 만나 돌아다니다가 인터넷 폐인으로 살았어.

삼월토끼(이하 삼월): 폐인이다! 가덤골! 전쟁이다! 키보드아마존이다! 스뽜르똬아아아아아안!!!!!

황토: 저거 좀 어떻게 안돼?

오월: 어쩌겠어. 저래뵈도 오리지널이라 제일 원초적 감성에 넘치잖아. 맹세컨대 300보고 펑펑 운건 내가 아니라 쟤였다구.

황토: (석연치 않은 태도로 헛기침을 좀 한 다음) 아무튼 이건 말해둬야겠어. 뮤지컬은 정말 재미있었어.

오월: 응 재미있었지. 반주도 멋졌다고 생각해. 근데 난 계속 그 애 생각이 나.

황토: 에?

오월: 애 말야. 그 팔다리 난자당하고 얼굴에 염산부어진 애. 그나마 죽이고 부었으니 다행이야.

황토: 그 애는 스토리를 위한 도구잖아?

오월: (고집스럽게) 뭔소리야, 이건 진짜 사건이었잖아. 애는 죽었어. 리처드와 네이슨이 서로를 사랑했건 구속했건 애는 죽었다구.

황토: 그거야 그렇지. 하지만 그 아이는 아예 인물로 등장도 하지 않잖아.

오월: 바로 그거야. 이 이야기는 철저히 두 사람의 이야기야. 아니, 엄밀히 말하면 한 사람의 재구성이야. 그날 우리가 봤던 B페어가 워낙 그런 건지도 몰라. 리처드가 신인이었던가? 확실히, 네이선쪽이 훨씬 깊이있었어. 무게도 있었고, 살아있는 사람으로서의 질감도 느껴졌어.

황토: 으흠, 그러니까 애가 사라져 버린 건 아닐까?

오월: (귀를 쫑긋) 그게 왜 연결되는 거야?

황토: 그러니까, 이 뮤지컬은 전반적으로 "생존자" 네이선의 이야기야. 그에게 중요했던 건 리처드, 그리고 리처드를 갖는 자기 자신이었어. 범죄도, 살인도, 재판도, 감옥도 결국 리처드를 갖는 과정이었는데, 그것도 결국 "타자"인 리처드를 "가둔다는 것"이 중요한 거잖아. 그러니까 리처드조차도 그에게는 "대상"일 뿐이고, 그러니까 더더욱 "애"라는 것은 그와 나를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고리일 뿐인 거야. 결국 연출의 이유고 뭐고 다 없애고, 그러니까 "애"란 등장할 수 없었고 대사도 있을 수 없었어. 심문관들이 실루엣으로도 등장하지 않았던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월: 흐음- 그러니까-

황토: 그러니까 애가 없었던 거야. 아이에게는 집중 안 하는 거야. 살인을 했고 아이가 죽었고 그건 실제 사건이지만 이 뮤지컬에서 다루는 것은 좀더 다른 것, "Thril me"라는 문장 자체가 아닐까 싶어. "날 전율시켜줘"는 "타자"에게 하는 "명령"이잖아. 그리고 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전율이었던 거야.

오월: 어이어이, 사변적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삼월: 우워어어어어어 스릴이다! 저 오거를 처치해! 정의의 분노! 심판! 아르마게돈의 불꽃이 릴리스 위에 떨어진다아아아악!!!!!!!

황토: 왜 쟤를 참여시킨 거야?

오월: 머리속에서 이드를 존중해야 한다는 쓸데없는 의리감 때문이지. 잠깐 그것좀 집어줘.

(사상의 데저트 이글을 건네주는 황토. 받아서 그대로 삼월의 머리에 한방 갈기는 오월.)

오월: 잠시뿐이지만 당분간은 조용할 거야. 자, 얘기를 계속하자구.

황토: 그러니까 결국 이 뮤지컬은 2인극인 듯 하고 실제 주연도 두 명이지만, 가장 엄격하게 무게를 가져야 할 인물은 단 한명, 네이슨인 거지. 이 뮤지컬은 네이슨이 구축한 세계, 그 사람의 말을 따자면 "새장안의 새처럼" 그의 세계 안에 살아남은 리처드와 그와 함께 벌였던 사건의 기록이야. 그런 의미에서 캐스팅은 잘 되었다고 생각해.

오월: 하지만 리처드의 경우, 혹시 우리가 보았던 캐스팅의 리처드가 지나치게 가벼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전반적으로 경박한 어린애라는 느낌이었잖아.

황토: 실상이 그리 달랐을까? 초인 운운하는 대학 초년생이라면 딱히 수준이 짐작 안 가는 건 아니잖아. 게다가 천재까진 무리라도 수재 소리 들으면서 중3까지 서울대 따논당상 소리 듣던 경험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타자를 어떤 시선으로 봤을지 아주 상상 못할건 또 아닌걸?

오월: 하지만 사실 그래서 A페어 공연이 보고 싶고, 그 점이 아쉬워. 우리가 본 리처드는 분명 나름 흥미로웠어. 그건 틀림없지만 - 진지하고 집착적이었던 네이슨이 "상상하는" 리처드라고 생각해도 저 리처드는 지나치게 첫날밤 옷고름 붙들고 북흐러워서 옷 못 벗겠다고 난리치는 아가씨 같은 데가 있었거든. 네 말대로 그게 네이슨이 상상한 리처드라면, 좀더 강렬하게 지배해 주는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황토: 하지만 리처드가 정말 네이선을 지배한 건 아니잖아?

오월: 아니, 네이슨이 하는 말은 Love me나 Take care of me가 아니잖아. 심지어는 Fuck with me도 아니었어. Thril Me였지. 그리고 극중에서 그만이 그 말을 해. 반면 리처드는 Thril me라고 하지 않아.

황토: 흐음, 계속 말해봐. 그래서?

오월: 날 전율하게 해 줘, 라는 말에는 날 지배해줘, 날 꼼짝못하게 붙들어줘, 날 강력하게-때로는 그것이 강제적으로 보일 정도로-끌고가 줘, 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화려하고 막나가는 리처드는 네이선에게 그런 환상을 불러일으켰을 거야. 그렇다면 리처드는 네이선에게 "지배자처럼"보였어야 하지 않을까?

황토: 하지만 리처드가 수잖아?

오월: 야.

황토: 내가 여자다 보니까말야, 안기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 근데 안고 싶은 심정은 잘 모르겠어.

오월: 니가 야오이 한두편 썼어?

황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아무튼 남자들이 누군가를 "안고 싶다"고 할때, 그것은 단순한 욕구불만 해소 외에도 상대에 대한 소유욕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실제 네이선은 그런 소유욕을 분명히 드러냈잖아? 난 네이선이 리처드를 지배하고 싶어했다고 생각해.

오월: 그거 참 문제군. 난 네이선이 리처드에게 지배당하고 싶어했다고 보거든.

황토: 그건 작품이 말하는 반전에서 어긋나지 않아?

오월: 흥, 어차피 대본이 뭘 말하건 배우와 연기가 문제인 거잖아?

삼월: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나서) 어이, 어이

오월, 황토: (제각기 엽총과 데저트 이글을 장전한다) 뭐?

삼월: 깝치지 마셔. 박건 박히건 소유랑 뭔 상관이 있는데? 그럼 여자는 남자를 소유하려는 욕구 없냐?

황토: 맞는 말이긴 한데-

오월: 어조가 험악하니 퇴장.

(발사, 잠시 화연이 자욱한 실내에서 무언가 비명지르는 소리, 도망치는 소리, 뭔가 깨지는 소리가 흘러넘친다.)

황토: 어머, 아직 안 죽었네. (개머리판으로 무언가를 짓이긴다)

오월: 그래봤자 좀있으면 살아나. 이드가 늘 그렇듯이. (차를 한 모금 홀짝인다) 젠장, 피 튀었네.

황토: 정상적인 연애 관계에서도 소유의 문제는 어느정도 갈등상황을 도출하게 돼. "널 갖고싶어"따위의 닭살스러운 대사는 치워버린다 해도, 사소한 문제들이 생기지. 누가 약속을 정하며, 누가 능동적으로 둘 사이를 이끌어가며, 누가 둘이 함께 할때 행동을 결정하는지 말야. 하물며 저 둘은 타인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단 한번도 쌓지 못했으니, "소유욕"이 저런 형태로 도출된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

오월: 내가 보기에 네이선은 지배당하고 싶어했어. 아니,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거니까 즉각 반론하려 들지 마. 문제는 리처드는 전혀 다른 각도로 그와 함께하고 싶어했어. 줄거리를 보면 리처드에게 네이선이 질질 끌려다니다 막판 반전을 벌인 것 같지만, 난 리처드가 불쌍해. 그는 다만 네이선을 끌고 마구 범죄를 저질러대면서 자신의 수퍼내쳐럴함을 입증하고 싶었을 뿐인데, 갑자기 자기에게 안기고 자길 지배해달라고 떼쓰는 녀석을 마주하게 된 거잖아.

황토: 그러니까, 난 그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은 거야. 네이선은 말 그대로 리처드를 자기 옆에 묶어놓고 싶어한 거야. 야오이 뿐 아니라 노멀물에서도 흔한 구도 아닐까? 좀더 단순하게 보여주는 대본을 따라가봐도 괜찮잖아. 그와 함께하고 싶어서 범죄에 끼고, 그를 갖고 싶어서 살인을 하고- 그리고 그를 영원히 묶어놓기 위해 살인 현장에 증거를 남긴 거야.

오월: 난 네이슨이 좀더 사악하다고 생각해. 그가 원한건 Thril me라니깐? 리처드는 생리때가 되면 작은 물건을 훔치는 일부 여자애들마냥 범죄를 일으키고 거기서 스릴을 느꼈지만, 네이선은 리처드가 자기에게 못되게 굴고 멋대로 자길 휘두를 때마다 기쁨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 그가 떠나지 않고 남아서 가학적으로 자길 지배해 주길 바랬는데, 자꾸 떠날 것 같으니 결국 감옥에 가두며 자기도 함께 들어간 거지.

황토: 그거 너무 사상누각적인 생각 아냐?

오월: 난 나름대로 근거를 생각해 봤어.

황토: 뭔데?

오월: 굳이 이를 갈고 있는 리처드에게 자신이 뭘 일부러 저질렀는지 하나 하나 말해주는 부분이. 그는 리처드가 자기를 증오해도 좋았던 거라고 생각해. 다시는 자기에게 안겨주지 않아도 좋았던 게 아닐까? 그의 가학을 위해, 자신이 피학당하기 위해서 말야.

황토: 너 요즘 뭘 읽고 살길래 그런 말을 쉽게 하는 거냐?

오월: 너랑 같은 거. 아무튼 이 선에 대해서는 우리 둘다 합의는 못할 거 같네.

황토: 암튼 한가지만은 합의했다고 생각해.

오월: 뭔데?

황토: B페어 공연 즐거웠다. 하지만 A페어도 보고 싶다, 는 거 말이지. 적어도 그건 합의지?

오월: 그렇지. 그나저나 삼월이 부활하려 드는군. 이번엔 뭘로 할까?

황토: 여기 있어. 니트로글리세린.

오월: 좋아. 간다!!!!!!!!!!!!!!!!!

(폭음이 터지고 자욱한 연기 속에 뭔가 찌적거리는 소리가 들리다 조용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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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아직도 전 확실한 결론은 못 내리고 있어요. 아무튼 매우 볼만한 뮤지컬이더군요!

아직 못 보신 분 있다면 권해드릴 수 있습니다. 배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작은 극장이 전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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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방향성
분류없음 | 2007/05/19 11:39
별로 더 싸우고 싶다던가 와서 붙어라 하고 쓰는 글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이것은 몇년 전부터 간혹 어떤 양상의 싸움을 볼때 생각했던 거거든요.

이번 일에서도 좀 그런 기미가 있었습니다만, 동인녀와 오타쿠(둘다 일본적 정의가 아니라 세간 속칭임을 분명히 하겠습니다)의 대립-이라는 식으로 사태가 진전되는건, 개인적으로도 늘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며 대부분 사태의 핵심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굴러가게 되는 것이라 더더욱 싫습니다.

이번의 경우 일단 실언하신 분이 계시고, 그에 덧붙여 마치 천조제님을 비판하는 '모든'사람이 동인녀뿐인 것처럼 포스팅을 하면서 동인녀만을 공격대상으로 삼은 분들이 계십니다. 솔직이 없다곤 못 할 겁니다. 심지어는 '재고 남는 동인녀들이 완매되자 질투했다' 까지.....(이봐요, 그 정도로 완매 질투했으면 제 주변 사람중 반은 등에 칼이 꽂혀서 발견됐을 겁니다 =_=)

어떤 사태건, 동인녀 대 오타쿠라는 식의 패가름방식이 전 싫습니다. 왜냐,

제가 아는 남성의 80%는 "속칭" 오타쿠들이기 때문입니다.

=_= 가끔 만나고 재미있게 놀고 어떤 경위로선 즐겁게 놀면서 아는 사람 건너 만나도 맛있는 술 생기면 한 잔 하거나 좋은 껀수로 돈 받으면 "오라방, 나오슈!" 하는 좋은 분들, 대부분 이쪽 바닥 분들입니다. 지금도 좋게 기억하는 분들도 오타쿠에 들어가는 분들 많다구요. 제가 이전에 "일빠"를 사회차별용어로 얘기하며 한 말 있잖습니까.

"내가 만났던 가장 똑똑한 남자도, 가장 재치있는 남자도, 가장 현명한 남자도, 가장 잘생겼던 남자도, 가장 예뻤던(!!!!!!)남자도 다 당신들 기준으로는 오타쿠였어! 안여돼 안여멸이라고 쉽게 까지 마!" 라고 말이죠.

이번일은 오타쿠 보기엔 옳고 동인녀 보기엔 틀린 그런 일이 아니잖습니까? 이의를 처음 제기한 분 동인녀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인녀라는 계층 전체가 어떻다는 둥, 서로간에 선을 그어 게토처리좀 하지 말잔 말입니다. 어차피 둘다 백합 좋아하고 둘다 마법소녀 좋아하고 둘다 메카물 좋아하고 둘다 밀리터리물 좋아하고 둘다 건담 좋아합니다. 하악거리는 대상이 좀 다를 순 있죠, 하악거리는 양상이 좀 다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편가르기를 할 이유까진 안 됩니다.

꼭 접근해서 친해져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오타쿠 동인녀 내에서도 분파 많고 성향차이 많고 (매우 큰 카테고리 구분으로 로리지온과 누님연방, 쇼타팬과 리맨물팬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누님연방과 리맨물팬이군요 =_=) 좋아하는 커플이나 히로인이다르다는 이유로 농담이건 진담이건 같은 하늘아래 있을 수 없다고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분쟁도 있고 뻘짓도 있고 갖은 일이 다 일어납니다.

머리에 개념 들어찬 거 없는 정신적(육체적으로는 스펙트럼이 넓죠) 유딩부터 왠만한 개똥철학가들, 어설픈 사회학자들을 세치 혀로 각 떠버릴 수 있을 정도의 통찰력을 지닌 분들까지 다 비비적대는 분야 아닙니까? 갖은 사고가 다 나는데 그때바다 "동인녀는..." "오덕후는..." 상대적으로 전자가 많습니다만(한숨 푹) 성 갖고 편가르기 하는건 초딩때 졸업해야 하는 겁니다.

오늘도 전 친구녀석 보러 갑니다. 라이트노벨의 광팬이며 만화를 번역한 적도 있는 친굽니다. 위에 적은 "사회적 속칭"으로 오덕합니다. 하지만 훤칠하고 잘생기고 멋진 녀석이며, 정신도 매우 개념정돈 잘돼있고, 자기 일에 열심이고 제가 배우는게 참 많은 멋진 놈입니다. 그리고 그녀석 말고도 그런 멋진 분이 더 있고, 또 실제 제가 모르는 분들 가운데에도 많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개념 탑재돼있는 사람들끼리, 사태 자체에 관련 없는 걸로 편가르기 싸움하지 맙시다. 그게 싸울땐 편해보이지만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거, 이번에 알게 되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이 냉전시대도 아니고, 우리가 소련과 미국인 것도 아니잖습니까? =_=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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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분류없음 | 2007/05/15 04:03
아무리 확실치 않다 해도 어째 얼토당토않은 얘기가 돌고 있는 것 같은데, 김에 확실히 해 두죠.

저, 1997년부터 통신생활 시작했습니다.
나우누리/하이텔 모두 아이디는 "오월토끼"였으며,
나우슬레동에서는 "금발미녀 L"
하이텔 슬레동에서는 "세피로스"
하이텔 제르동에서는 "미르가지아"
하이텔 801에서는 "태을진인"
하이텔 미라쥬동에서는 "시오리"(...였던 거 같아요. 아무튼 아이디는 오월토끼!)
나우누리 미라쥬동에서는 "노부나가"
나우누리 YNCA에서는 ...엑 기억 안나. 아무튼 오월토끼였고 =_= (닉은 세라비였나 혹시?)
나우누리 대수사선동에서는 "마시타"
그 뒤 인터넷 생활 시작하면서 홈페이지에서는 Synodia
반지관련 동인 활동하면서 "황금숲토끼"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고정으로 사용하고있습니다.

저 모든 경우 인터넷 메일은 mayrabit으로 시작했으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해체신서 사건에서 제가 화낸 이유, 생각의 흐름에 대해서는 밑에 모두 적어두었네요. 그 이상의 그 어떤 집단적 이유도, 암묵적인 협의도, 음모도 없습니다.

전 어떤 파벌의 일환도 아니고 어떤 집단의 일원도 아닙니다. 바로 그런게 싫어서 이제껏 독고다이로 여기저기 참가는 하되 개인적 친분은 있어도 어느 파벌 어느 계파 어느 연합에서 놀지는 않았고, 그런거 싫습니다.

믿건 믿지 않건 마음대로 하십시오. 전 제 양심에 비추어 아주 또릿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맹세하라면 맹세할 수도 있고, 누구 앞에서건 눈 똑바로 보면서 얘기할 수 있으니까요.

스스로에 대해 그나마 존재하는 자긍심, 자부심. 거기 먹칠해 가면서 이런 식으로 구라까진 않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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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분류없음 | 2007/05/13 03:26
평소 그렇게 막 관심있던 사람도, 분야도 아니고...작가가 하도 텀이 길어서 포기하고 아예 관련 정보 암것도 안 찾아보고 있던 차였고...책이라고 해 봤자 그간 우리나라 출판사들에서 나왔던 것과 일본 원판 설정집 약간, 그리고 일본 동인지 한권 한국 동인지 한권 갖고 있던 사람입니다만...

"해적판"이란 "원 저자의 허가 없이 저자의 저작물을 도용하여 찍어낸 저작물"을 이름이고,
"해적판"을 이윤을 남겨 상업적으로 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행위를 "해적판 판매"라고 하는 것이며,
그런 면에서 각종 동인지 등에서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패러디"혹은 "가상스토리 작성"등은,
"2차 저작권"이라는 이름 하에 '이 작품 내의 세계관, 인물, 설정에 대한 일체의 권리가 1차 저작권 작가에게 속함'을 명시한다는 점에서 해적판 판매와는 종류가 다릅니다. 표절과도 구분되고요.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해적 번역본"과 "동인지"가 동의어가 된 겁니까? 98년부터 책 낸 사람입니다만 당췌 감을 못 잡겠네요.

"해적판"판매 증가로 "원본"이 많이 팔렸으므로 그 "해적판의 판매가 정당"하다면,

반지의 제왕 영화가 히트쳐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으니,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저작권을 지킬 필요가 없겠군요? 호비트 저작권자 동의 없이 그냥 만들어도 되겠네요.

흥정을 붙이고 싸움은 말리는 것, 관계없는 일에 굳이 나서는 거 좋을 거 없습니다만,
적어도 누군가 지적을 했으면 성숙한 태도 정도는 보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의 일인지라, 오히려 "객관적 사실"로 보여서 하는 얘깁니다.

검게 칠했으니 괜찮은 거면, 입술에 장미붙이고 속옷에 먹칠하고 권총과 칼에 화이트질한 우리네 90년대 해적판들은 왜 해적판이라고 불린 걸까요? 그 해적판들 덕에 원판이 한국 내에 알려지고 많이 팔렸으니 원판 작가들이 감사할 일이겠군요.

별로 자랑할 거 없는 야오이 동인작가 나부랭이입니다만, 손가락은 비뚤어졌어도 자판은 바로 쳐보려는 욕구가 가끔은 이렇게 불쑥하네요. 이거 원 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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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생각을 하다 하다 이상해서 붙이는 겁니다.

동인경력 꽤 됐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찍은 책이 제작년에 찍은거라 좀 헷갈리네요.

기본적으로 신국판 300페이지 120부를 표지만 옵셋, 내부는 마스터로 70만원에 찍을 수 있었습니다. 각권 우송료 제외하면 10000원~11000원에 팔았습니다. 예, 50만원 정도가 남은 셈이지만, 이 책을 판매하기 위해 참가했던 각종 이벤트 참가비와 기타 잡비, 그리고 제 인건비를 고려하면 높은 수익률은 아닙니다. 그것도 완매가 됐으니까 저 정도 남았지요.

B5판형으로 200페이지 200부를 역시 표지 옵셋으로 찍은 단체 회지가 있었습니다. 가격은 역시 70만원대. 만화가 끼어있기도 해서 권당 5000원에 팔았습니다.

역시 300페이지 육박하는 신국판 책 고급 수입지 표지로 커다란 금박 넣어서 뽑은적 있습니다. 이 경우 100부에 80만원 나왔습니다. 권당 10000원인가 12000원에 팔았다고 기억합니다. 다 팔아도 얼마 안 남는거 보이실 겁니다.

아는 분의 경우 신국판 컬러표지 무광코팅지로 300페이지 책 250부 정도 뽑았습니다. 이 분의 경우엔 출판의 특성상 부수가 많아질수록 권당 가격이 줄어드는 효과를 톡톡히 보셔서 150만원선에서 뽑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은 7000원 선도 가능하다 하셨지만, 우송료 및 인건비, 각종 잡비 생각하라고 말려서 권당 만원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500부 600부 찍는 사람보다 100부 찍어서 제대로 팔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동인"시장입니다. 2차창작 동인은 물론이요, 창작은 더합니다.

대체 어떤 옵션으로 찍으면 권당 2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옵니까? 300페이지 B5판형 하드커버 풀컬러라도 됩니까? 아니면 표지 전체를 수입지로 바르고 박 거대하게 박고 전판 컬러인쇄라도 했습니까? 다른 책 찍는 분께 피해갈까봐서 공개 안 한다고 하셨는데, 동보에서 찍으셨습니까? 동보에서 가장 호화옵션주고 찍어도 360부에 500만원도 안 부를 텐데요? 500만원정도 불렀다면야 인건비 등등 생각하겠지만, 어차피 번역회지, 게다가 삽화는 기존 해적판 뜯은 것과 해외팬이 스캔해 올린 것을 수정한 것 아니었나요?

책을 내 본 사람으로서의 궁금증입니다. 뭐 제가 워낙 300부씩 다 팔리는 메이저급이 아니라 섣불리 판단할 수야 없지만, "부수가 많아질수록 권당 판비가 싸지는" 이바닥에서, 360부에 그 가격이라는건 영 상식에서 어긋나서 말입니다. 물론, 판형 큰 상태에서 하드커버 초호화박 풀컬러 옵션이라면 납득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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