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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ta- 1996 Movie version - A Cinema in Buenos Aires
분류없음 | 2006/12/18 13:58
미친짓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_= H모님께서 쿤사마의 절묘함을 찬양하시듯, 사실 전 팀 라이스, 쌀사마의 격렬한 숭배자입니다 OTL 특히 에비타의 경우, 제가 정말 제대로 이 짓을 할 수 있을지 몰라서 손도 못 대고 있었지만, (게다가 영화 DVD까지 있고...) 영화 DVD의 경우 자막 글자수 제한 때문인지 몇몇 부분이 좀 그렇고, 결정적으로 이번의 뮤지컬 번안을 보니 사람들이 저걸 에비타 내용으로 오해하면 엄청나게 슬플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OTL

고로, 이따위 번역은 눈이 괴롭다는 분들은 당장 본인의 번역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언제건 저보다 더 뛰어나신 분들께서 좋은 결과 보여주신다면야 즉각 무릎꿇고 그 분 글을 트랙백하며 찬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ㅠㅠ

일단 포스팅 들어가기 전 약간의 설명을 하겠습니다.

1996 무비 버전과 76년 스튜디오 캐스팅 중 어느걸 하나를 두고 꽤 고민했는데, 일단 1996부터 시작하고, 76년판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는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96년판이 가사 구하기가 더 쉽고, 76년판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 덧붙인 부분이 많아서요. 절대 Peron's Latest Flame의 앞부분 군악대 음악이 좋고 귀족들 목소리가 76년보다 더 많이 나오는게 마음에 들어서가 아닙니다(........) 일단, 회색 글씨는 76년에만 나오는 부분입니다.

장, 아무튼 첫곡부터 장례식이 나오는 관계로 그에 대한 설명을 좀 해야 하는데(.....주인공의 죽음부터 설명해야 하다니.......), 이게 좀 난항이군요.

에바 두아르테 데 페론, 처녀적 이름 에바 두아르테는 국민들에게 "에비타"(작은 에바)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은 영부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부인"이란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보조자로서 우아하게 대통령 한걸음 뒤에서 손 흔들며, 국민들에게 잘 알려질 일이 없는 "여성적"인 공식 행사를 지니는 여성, 상대국 대통령 부처가 왔을때 환대하는 여성 정도로 생각되고 있지만, 에바는 그런 "영부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육영수 여사와 에바 페론이 자꾸 비교되는 것도 좀 문제가 있습니다. 둘의 "성향"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실제의 그녀는 남편과 따로 자신의 독자적인 살생부, 암살 목록을 갖고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실제 그녀의 문화 예술계까지 포함한 암살 리스트에 올라 망명한 시인도 있고, 에바가 몰락시키고 숙청하고 없애버린 인간의 수도 몹시 많습니다. 각급 학교를 통한 남편과 자신의 우상화 추진에 열을 올리기도 했고 나중에는 본인이 부통령이 되려고 했으며, 실제 그로 인해 남편마저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는 말 못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어디 "악한 여군주"목록에 추가시켜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회개혁을 외치며 분신자살하는 승려들을 두고 "길거리 바베큐"라고 불렀던 베트남의 마담 누같은, 차가운 심장을 지녔던 여자인 겁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의 성녀가 되었고, 그들은 아직도 그 악한 여인의 아름다운 초상화 밑에 촛불을 켜고 꽃다발을 바칩니다. 그녀의 묘소, 두아르테 가족묘는 지금도 사람들이 갖다바친 꽃과 촛불과 찬양의 동판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누구도 그것을 강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완벽하게 방부처리된 그녀의 시신을 훼손하고 묻어버리기 이해 최선을 다했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아직도 그리워하고 숭배합니다. 아직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그녀는 성(聖) 에비타, 산타 에비타인 겁니다. 그녀에 대한 찬양을 금지한 정권도 장려한 정권도 다 무너졌는데 그녀만은 살아남아 숭배받습니다. 세계 수위의 목축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소떼가 타고 있던 트럭이 전복되자 살아있는 소에게 덤벼들어 고기를 해체하는데, 바로 그 사람들의 집에는 에바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것입니다. 나라를 말아먹은 것으로 평가되는 페론 정권의 여왕의 초상화가.

실로 그녀의 죽음은 페론 정권의 죽음이었고, 아르헨티나의 죽음이었고, 거대한 혼돈 위에 간신히 떠 있던 질서 흔적의 마지막 무너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뮤지컬의 첫장면은 주인공의 장례식으로 시작됩니다. 1952년 7월 26일 영화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영화가 중간에 뚝 끊기자 항의를 시작하고, 바로 거기 우울한 극장주인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스페인어는 모르니 패스(......), 그리고 장엄한 장례식이 시작됩니다.


이상입니다. 앞으로 계속 틈틈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만, 제가 쌀사마를 감히 번역하다니.....부끄러울 뿐입니다 OTL

트랙백 |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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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 2006/12/18 15:05 L R X
내가 접했던건 영화화된 에비타뿐이고 배경 지식도 얄팍하니 올려준 가사밖에 내용을 모르지만 암만봐도 저게 다같이 손잡고 죽어버리자는 아닌거 같은데 말요;;

에비타 보고싶었는데 미치게 바쁜데다 보고온 친구가 무서울정도로 분통을 터뜨리기에 고이 접었던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줄은 몰랐네..;
황금숲토끼 2006/12/21 02:39 L X
당연히 절대 아니지. 체는 죽게 된 것에 대해 분노하며 탄식하는데, 또는 선언하는데, 익살스럽게 "모두~ 죽자~구~"라니,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충격이었어.
시바우치 2006/12/18 23:57 L R X
두번째의 라틴어 성가는 Salve Regina (거룩한 여왕)는 잘 보니까 원곡과의 차이도 있지만 첫번째, 두번째 가사에도 살짝 달라지는 게 포인트랄까요...?

거룩하신 여왕, 은총의 어머니시여
우리의 생명 우리의 기쁨 우리의 희망이시여
거룩하고 거룩하신 [페론] 여왕이시여
우리 가엾은 에바의 자식들의 눈물을 받아주소서
우리의 탄식을 비탄을 통곡을 받아주소서
자비롭고 자애로우신 분이여

두번째로 부를 때 세번째 줄의 Salve salve regina (거룩하고 거룩하신 여왕) 뒤에 [Peron]이 붙어서 [페론 여왕]이 되니까 꽤나 노골적이라고 할까요^^;
네번째 줄의 가사는, 원래 라틴어로는 하와-Hevae-의 자식들인데, Eva로 바뀐 것 역시 지적하신대로 다분히 의도적인 듯 합니다. 알고보니 꽤나 심오한(?) 기존 성가 비틀기였군요.
시바우치 2006/12/19 00:07 L X
에쿠 패스워드 잊어서 댓글로; salve는 ~이시여 류의 부름인데 수정 이전 걸 올려버렸OTL 하지만 토끼님이 제대로 번역하셨으니 다행입니다~
황금숲토끼 2006/12/21 02:41 L X
아 예, 정신없이 번역하다 보니 페론 여왕을 까먹었군요.

저 위의 번역도 가톨릭 성가 살베 레지나 번역을 참조해 수정한 겁니다. 사실 중간에 가다 보면 아예 성모송을 수정한 영어 노래도 들어 있는데, 전 그 노래를 제일 좋아해요(먼산)

아참, 근데 저걸 번역할 때 참조라느라 카톨릭 라틴어 가사 찾아봤는데, 제가 찾아낸 가사는 filii Evae였습니다. filii Hevae 라면...오오, 드디에 하와와 이브라는 영판 달라보이는 이름이 이 사소한 차이였다는걸 제가 드디어 알게 되는 날이 왔군요(.......) 끄덕끄덕, 감사합니다(납작)
zhenya 2006/12/19 01:36 L R X
오오! 대단하십니다!!!!
(이거 다 읽어보고..에비타 보러가야겠군요. 가더라도요)
황금숲토끼 2006/12/21 02:42 L X
다 읽으시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리실 테니, 혹시 보실 생각 있으시면 되도록 저렴한 자리에서, 혹은 할인을 매우 세게 받으시거나 양도표로 저렴하게 보시길 권합니다.^^
zhenya 2006/12/21 22:56 L X
3월초에 울산에 온다고 해서..그때 볼 생각이랍니다.
2층에서 볼려구요.

가격이 젤 비싼게 7만원이더라구요~~ 음하하하~
이샤엘리에 2006/12/22 21:48 L R X
와, 멋지네요//ㅅ// 모두 죽자구~는 정말 충격적이었지요.[먼산]
저도 나름 해석해 읽었지만 긴가민가하고 있던 차에, 이렇게 깔끔하게 번역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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